쟈오슌파: 두침 치료의 개척자
쟈오슌파(焦順發, Jiao Shunfa)는
중국 산서성 출신의 신경외과 의사로,
두침(머리침) 치료법을 개발하여 뇌질환과
중풍 치료에 큰 기여를 한 혁신적인 인물입니다.
1938년 출생한 그는 1961년
산서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이후 신경외과 의사로
활동하며 뇌 수술을 집도했습니다.
의사로서 뇌혈관 질환 환자들을 많이 접하면서,
뇌질환 환자의 치료에 더 나은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신경외과 의사로서
뇌졸중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머리에 침을 놓는 시도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일정한 치료 효과가 나타났고,
이에 매료된 쟈오슌파는 본격적으로
두침 연구에 매진하기 시작했습니다.
두침 연구의 태동과 경쟁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중국 전역에서
여러 의사와 한의사들이 두침의 효과에
주목하며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산서성의 쟈오슌파를 비롯해,
섬서성의 팡윈펑(方云鵬), 상하이의 린쉐졘(林學儉)과
탕송옌(湯頌延), 베이징의 주밍칭(朱明淸) 등
여러 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이론적 배경과
치료법을 바탕으로 두침 연구에 나섰습니다.
각 지역에서 자신만의 두침 방식을 발전시키며
서로 경쟁을 펼쳤고, 쟈오슌파도 1971년 3월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화한
“쟈오슌파 두침”을 발표했습니다.
두침 치료를 향한 열정
쟈오슌파는 뇌출혈이나 뇌경색 같은
뇌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초기 치료
골든타임을 놓친 환자들이 사망하거나
후유증을 겪는 안타까운 상황을 자주 접했습니다.
당시는 현대처럼 영상 의학이 발달하지 않아
뇌출혈과 뇌경색을 구분하기도 어려웠고,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환자들이 재활치료를
지속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한계 상황에서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느낀 그는,
전통 침술에서 영감을 얻어 머리의 특정 부위에
침을 놓는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쟈오슌파는 서양 신경과학에
관심을 가지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캐나다의 신경과학자 와일더 펜필드가
발표한 호문쿨루스 이론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호문쿨루스 이론은 뇌의 특정 영역이
신체의 특정 부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개념으로, 뇌의 운동 피질과 감각 피질에서 몸의
각 부분이 대응되는 지도를 제공합니다.
쟈오슌파는 이러한 이론을 접하며,
뇌의 특정 영역에 침을 놓아 자극하는 것이
신체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쟈오슌파의 실험
두침의 가능성을 발견하다
쟈오슌파는 한의사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머리에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머리에서 일차 감각 영역과
일차 운동 영역을 표시한 후, 해당 부위에
침을 놓아 신체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그는 침이 꽂힐 때마다 몸에서 어떤 느낌이
나타나는지 집중하며 기록했습니다.
어떤 날은 특별한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또 다른 날에는 손이나 얼굴 쪽에서
미세한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두침이
뇌질환 환자에게 유효한 치료법이
될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두침을 통해 편마비 환자의 운동 기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 그는
두침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꿈쩍도 않던 환자의 손가락과
발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다리에 힘이 생기면서 환자가 혼자
걷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발음이 명확해지고, 감각이 돌아오는 등
두침의 놀라운 효과가 환자들에게서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두침은 중풍 후유증과
운동 장애 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대뇌피질의 기능 영역에 근거한
경혈의 체계화
쟈오슌파는 실험과 임상 경험을 통해
대뇌피질의 각 기능 영역에 맞는
경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운동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일차 운동 영역,
언어 장애가 있는 환자는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 시각 문제 환자는 후두엽,
청각 문제 환자는 측두엽에 침을 놓아
치료 효과를 확인해 나갔습니다.
각 영역을 세심하게 연구하며, 환자 증상에 따라
두침 자극 부위를 구체화하여
체계화된 두침 치료법을 완성했습니다.
1971년 3월, 쟈오슌파는 자신의
두침 이론을 정리해 발표했으며,
이 "산서성 쟈오슌파 두침"은 중국 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중풍이나 뇌질환에 두침이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퍼지며,
많은 연구자들이 두침을 배우고자 했고,
중국 정부 보건 당국도 이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쟈오슌파는 이론을 체계화하고 연구 강좌를 열어
두침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습니다.
두침의 국제 표준화와 쟈오슌파의 고민
1980년대 말, 중국 정부는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두침을 표준화하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두침의 표준화 과정에서 경락 이론이
주요 기준으로 채택되었고, 쟈오슌파가 주장했던
뇌 기능 중심의 접근 방식은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그는 두침의 효과가 경락 이론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며, 오히려 두침의
빠른 치료 효과가 추상적으로만
설명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예를 들어, 경락 이론에서는 머리카락이 시작되는
발제를 기준으로 삼아 경혈 위치를 설정하지만,
쟈오슌파는 실제 대뇌피질의 위치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두침은 국제적으로 표준화되었고,
이는 두침을 더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지만,
쟈오슌파는 두침이 경락 이론에만 의존해
설명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그는 두침의 치료 기준선이 대뇌 기능 구역에
맞춰져야 두침의 치료 효과가
더 잘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쟈오슌파의 유산
두침의 발전과 세계적 확산
쟈오슌파는 자신이 개발한 두침이
단순한 침술을 넘어 신경과학적 근거를 가진
치료법으로 발전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두침의 치료 효과를 더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구체적인 치료 사례와 부작용까지
꼼꼼히 기록하였습니다.
두침이 더욱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후학들에게
전해지도록 학문적 체계를 완성하고자 한
그의 노력 덕분에, 두침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치료법이 되었습니다.
쟈오슌파 두침은 뇌 기능을 직접 자극하여
중풍 후유증, 운동 장애 및 감각 회복에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는 ‘일대 침왕’으로 불리며, 그가 남긴 두침 이론은
뇌질환 치료에서 여전히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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